2006.04.26 18:23
4월23일 여울과 견지 카페의 시조회 날이다.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못갈것 같았다. 와이프가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해야 한다고,
안갔으면 하지만 이미 약속을 했기에....
일찍 잠을 청하고 눈을 뜨니 자정이 조금 넘었다.
냉장고에 얼리려고 넣어두었던 물을 보니 모두 잘 얼었다.
모두 꺼내어 박스에넣어서 차에 실었다.
이 물과 레녹님과의 약속 때문에 잠시라도 다녀와야 할것 같다.
시동을 걸고 시계를보니 12시30분이다.
어둠속으로 들어간다.. 자꾸만 더 어둡게 느껴진다...
조바심 때문일까? 자꾸만 엑셀레이터를 밟는 발에 힘이 간다.
휴게실에 들러 커피한잔을 마신다.
커피를 끊은지도 몇개월 됐지만 오늘은 한잔 마셔본다. 오랫만이라 그럴까? 커피의
진한 향이 코끝에 감미롭다. 정말 커피의 맛이 이런게 아닐까 싶게 ....
(나중에 돌아와 회사에서 커피를 마셧지만 전혀 그맛이 아니었다)
가볍게 얼굴에 찬물로 마사지를 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오랜 추억의 팝송을 들으면서
내 젊은날의 어둠과 함께 긴 여로를 헤메이듯이 나는 질주하고 있었다.
나이 일까? 요즈음은 자꾸만 과거로 돌아 가곤 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부질 없게도!
청년때 듣던 음악을 요즘 자주 들어서 일거라고 답해본다.
그러한 상념들과 잊혀진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매만지고 어루고 하다보니
어느덧 옥천 인터 체인지가 보인다.
인천은 정말 견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나쁜 조건 인것 같다.
가까운 곳으로 견지를 가려고 해도 2시간 이상 차를 운전해야 한다.
그래도 인천에서는 견지 낚시를 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 나고 있는것 같다.
옥천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37 번 도로에 들어서니 다시 어둠이 이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전조등을 상향 조정하고 보니 멀리에 반갑게도 밝은 불빛이 보인다.
밝은 불빛의 반가움도 잠시
, 아무도 기다리지도,반겨주지도 않을 곳을 향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자조의 쓴 웃음이 나온다.
드디어 원남면이다.
나는 지금 분명코 현재의 이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목적지에 가까울수록
또 다른 희열을 느끼는것은 무슨 이율배반이란 말인가?!
밤은 더욱 깊어만가고 ....
젊은 날의 환영들도 뿔뿔이 흩어져서 저먼 하늘의 별처럼 숨어 있다가 내가 원할때 다시돌아와
나를 괴롭히기도 하고 기쁨으로 내 닺게 하면서
오늘도 또 하나의 그런 기억이 일기장에 쓰듯 채곡히 쌓여진다.
드디어 금모래 민박집 앞이다.
차를 적당한곳에 주차를 하고 민박집으로 올라가니
숫한 사연을 담고 여기저기에 이슬이들이 넘어지거나 서있거나 조금전 까지의 일들을 대강 짐작케 한다.
밤은 깊은데 이제 무엇을 하나?
아무도 없이 나혼자 일때 할수있는것 그것은 내일을 위해 잠을 자 두는것이 아닐까?
춥다!!!
깨어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민박집으로 올라가 덕이와 묵이를 조금 가지고
여울로 들어서서 스침을 해본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시작한 이 스침도 벌써 20여년이 넘나든다.
물은 차갑고. 간간이 피라미들이 올라와 그들의 생명력을 느껴본다.
내게있는 본능중의 하나가 생명있음을 느끼게하는 낚시인가?
줄은 멀리멀리 내려간다.
마치 흘러가는 여울의 부산물인듯이 본질을 잊은듯이....
문득 줄을 흘리는 동안 나자신이 흘러가는듯한 느낌이든다.
간간이 이런 느낌을 받은것이 여러번이지만 나는 오늘 이 여울에 무엇을 흘리고 있는걸까?!
오랫만에 여러 견지인들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박제세 협회장과의 만남도 있었다.
그리고 늘 마음씨 착해보이는 카페지기 이재일님 .
항상 선비같은 학자풍의 레녹님
거시기님과는 얼마전에 낚시를 함께 다녀왔어도 또 보니 반갑다.
시조회 제를 지내고
11시 30분 쯤에 출발한다.
와이프가 조금은 원망 어리게 기다리고 있겠지.
교육을 가야하니 그것도 2박3일씩이나....
결혼후 처음 나가서 잠을 자기도 쉽지는 않겠지!
다시 엑셀을 꾸욱 밟는다.
아들과 와이프가 기다리고 있는 집을 향해서.....
처음과 마지막 사진은 안병각님의 작품입니다.
다른site에서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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