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고수대교 아래에서 견지를 흘리며...
2006.06.06 14:13
머나먼 단양!
오늘은 그곳에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했다.
나는 낚시를 직원들은 소백산 등산을...
목적은 다르지만 언제나 여행은 모두의 마음을 들뜨게 하나보다.
서둘러 단양에 도착하고 대명콘도에 여장을 풀어놓고 늪실여울에 도착하니 5시30분이다.
우선 출발한 임무는 매운탕을 만들기위한 물고기 체포작전 1단계에
돌입하여
급하게 줄을 흘리니 바로 피라미가 붙는다.
아니 이런?! 늪실에서 피라미를 체포하기는 처음이다. 생각지도 않게
꺽지 .피라미.돌돌이.마자등등 매운탕의 일급 재료들이 줄줄이 올라온다.
같이간 분에게는 강준치까지 붙었다.
늪실에 몇번 와봤지만 오늘처럼 다양한 물고기들이 잡히는건 처음이다.
대충 매운탕의 재료가 완성되어 잡고기 낚시를 마감하고
그분을 모시려고 편납을 무겁게하고 느린 시침을 해보건만 별 다른 소식없이 해가 저물었다.
하기사 그분을 뵙기가 그리 쉽겠는가?
우여곡절(?)끝에 완성된 매운탕을 맛있게 먹는 직원들을 보며
나역시 수제비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 본다.
잦은 음주로 건강이 나빠진것은 아니지만 간암으로 먼저 타계한 동료가
있어 나자신이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것은 삼가고
회식이나 특별한 때에만 마시기로 작정했는데 자주 술자리가 돌아오는 머피현상이 발생한다.
물과 함께 소주 몇잔을 마시니 취기도 덜하고 기분은 좋다.
처음 자리를 같이한 직원도 있는데 실수할까봐 조심한다.
노래방에 들러 노래도 부르고 숙소로 돌아와 늘 그렇듯 몇몇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가
퍼뜩 눈을 뜨니 새벽 5시가 다되었다
조용히 콘도를 빠져나와 고수대교 아래 여울에 서니
새벽의 맑고 깨끗한 공기가 온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200만화소 콤팩트형 디카를 가지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200만화소 디카는 사진을 축소하면 이상하게 사진의 화질이 본래 싸이즈보다 나쁘다:나만 그런가???)
오래전 부터 향산이나 늪실보다 고수대교 아래여울에 서보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오늘에서야 서보는데
바늘을 흘리자 바로 돌돌이의 행열이 나를 반긴다.
오래전 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손경무님의 견지대는 정말 그 휨새나 챔질시의 스트라잌 순간이 예술이다
.물론 자작하는 모든분들의 견지대를 다 써본건 아니지만 손경무님의 견지대는 가히 명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듯하다.
견지대의 모양이나 휨새.순간적인 복원력.바닥이나 스트라익 순간의 감촉이 바로 내손에서 이루어지는듯이.
눈에 보이는듯이 명쾌하다.
만든이의 성격처럼 본드 처리나 손잡이의 깔끔함 역시 예술적 경지에 다다른듯 하다.
작은 설장은 손경무님의 특징이기도 한데 강한 소재이건 약한 소재이건
설장의 무게를 줄여서 전체의 밸런스를 맟춘 설장은 아름다울 뿐만이 아니라 역학적인 요소까지도 곁들여 설계가 된듯하다.
그저 나의 무지함이 이 잘만든 견지대를 어찌 표현하지 못함이 애석 할뿐이다
다만 이러한 견지대를 쓸수있다는 행복에 젖어 휘둘 휘둘
견지대를 설렁거리어 본다.
얼마전 느낀일이지만 견지대를 시침할때 탁 하고 잡아 채는
시침이 얼마나 미련스런 잘못된 시침이라는걸 느꼈으니 나는 얼마나 바보인가?
시침하나를 배우는데 근30여년이 걸렸으니!!!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돌돌이와 끄리들이 연실 물어준다.
가끔은 기분좋게 설장을 몇번씩 흔들어 나를 조마조마하게 해주기도 하면서..,얼마나 기분좋은 아침 이던가
이 느낌은? 물고기가 매개가 되어 그 은빛 비늘을 번쩍이며
미친듯 바늘털이를 시도 할때 그 느낌으로 인한 나역시 살아
서 움직이는 희열에 흠뻑 젖는 이 아침!!!
저 여울의 끝 무렵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조용히 또는 역동적이게 아님
광란에 혹은 아무렇지도 않듯 무심함에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을까?
나도 그렇듯 무심히 위대한 자연에 휘말린듯 싶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듯 싶다. 흐르는 물도 저 산도 저 찬란스런 햋볕아래의 마을도...마치 모든것이 정지된듯 싶다.
문득 그냥 가만히 가라 앉아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갑자기 서너번의 줄 흘림에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잠시 밖으로 나가 아래 쪽 여울을 둘러보고 그늘에 자리하여
편안하게 누워 풀잎하나 물고 쉬어본다.
어쩐일 인지 배도 안 고프고 생각도 없고 아무런 느낌도 없다.
이것이 심연인가?
어둡지도 밝지도 않다. 다만 나라는것을 느낄뿐 모든것이 정지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게 뭘까? 이 느낌은????
오랫만에 혼자 있어서 인가?
오늘따라 전에 느끼지 못하였던 여러가지 느낌들..
여행은 항상 색다른 아주 아름다운 것이 틀림없음에랴
- 레녹이 레녹이 Y
- 2006.06.28 20:18
선배님의 독백 글에 저도 모르게 푹 빠져 읽어 내려갔습니다.
뭔가 불쑥 튀어 나올것만...
홀로견지의 매력이 그것에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은 엄청 후덥찌근 하네요. 장마구름이 서서히 올라오나 봅니다.
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