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2008년4월30일 임진강에서 보내며 (아들생일) 2008.04.30

river lover 2009. 7. 10. 10:18

 

 

 

 

 

 

 

2008년 4월의 마지막 날

 오라하지 않건만 마음만 처음 데이트하듯

가슴이 부풀어

 임진강으로  출발합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자유로와

 37번 새로 만든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서 적성의 화랑낚시에 들렀습니다.

덕이는 크기도 크고 좋은데

깻묵은 냄새도 별로 없고

가끔씩 곰팡이가 핀 깻묵 덩어리까지 보입니다.

현대낚시로 가려고 해도

 몇Km 더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괸돌님표 깻묵은 아직도 유효한가요?)

  

우선 비룡대교 여울에 입수하여

줄을 흘렸지만

30여분이 지나도록 무소식 입니다.

비룡대교 여울 몇군데를

비집고 다녀도 어디 한군데

입질하는 곳이 없습니다.

바닥엔 이끼가 군데군데 제법 많이 보이고

어디선가 가축의 분뇨 냄새도 풍깁니다.

물도 아주 흐려서 급기야는 수장대를 뽑아

도깨비 여울로 향하였습니다.

 

그러나

도깨비 여울에는

우리의 자랑스런 국군 아저씨들께서

훈련중 이었습니다.

훈련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될것 같아

차를 돌려 화이트교 여울로 갑니다.

처음 가본 도깨비 여울 이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화이트교 여울은

오늘도 도도하게 위용을 자랑하며 흐르고 있습니다.

서둘러 수장대를 박고

스침을 해보건만

여기도 역시 감감 합니다.

그래도 이끼도 없고 물빛이 깨끗하여

물속에 서 있는것이 마냥 즐겁습니다.

 

파라미라도 걸려 주었으면 하는 마음 이었지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울은 맑은 물소리를 내며

끝없이 흘러만 갑니다.

 

 

대략 30여분 줄을 흘리다가

소식이 없어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시 이끌리듯 여울 한가운데에서

줄을 흘리는데

얼마나 되었을까?

갑자기 옆으로 줄을 차고 나갑니다.

 

아뿔싸!

조금전 덕이를 끼우다 보니 바늘과

봉돌사이에 매듭이 두개나 있었는데

뭐가 걸리겠어? 하고 그냥 스침을 하였는데...

항상 방심하면 후회할 일이 생기는군요.

 

최대한 텐션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며

사~알살 줄을 감아 봅니다.

좀 차고 나가면 일부러 줄을 풀러 주고

한동안 실강이를 하면서

힘이 빠지길 기다려 2m앞 까지 왔을때

마지막 저항을 대비하며

조심조심 달래며 아가미에 손을 넣어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고인돌님처럼 뜰채를 가지고 다녀야하는데

그 간단한 뜰채도 챙기지 못하는

내가 매우 한심 스럽단 생각이 듭니다

 



 

더 바랄것도 없이 바로 밖으로 나와서

계측을 해보니 대략 48Cm정도가 되는군요

2008년도 첫 수확이 48Cm 누치이면

꽤 괜찮은 수확이라고 생각하며 내심  만족합니다

손경무님의 견지대와 함께

사진을 한장찍고 여울로 다시 돌려 보냅니다.

 

사실 손경무님은 제 견지 사부님이십니다.

가끔은 멋진 견지대도 선사 해주시는

훌륭한 싸부님 이신데

 요즘은 엄청 바쁘신 관계로

 여울에  서실 시간이 없다고 하시는군요

 



 


잘가라! 누치야!

 내년쯤 멍짜가 되어서 다시 만나자.

좀 아팠겠지만 만나서 반가웠다!

이제 다시 자유를 누리렴!

 

누치의 맑고 천진스러운 눈망울과 그모습이 

더없이 정겹습니다.




 

돌아가다 말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듯

얕은 여울에서 가만이 있어서 다시 한장 찍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누치에게 고통을 줄여서

여울로 되돌려보내는 것이 누치를 위해서도,

다시 만날때 더욱 건강하고 힘센 손맛을 위해서도,

누치를 살살 다루며 아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누치를 너무 마구 다루시는 사진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이 있는 피조물을

아무렇게나 다루시는 듯하여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역시 얼마전 까지 누치를 마구 다루었기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언젠가 조행기를 올렸는데

그때 물속에서 계측하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산물님께서 댓글에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 물속에서 계측하심에 고개가 숙여지네요"

 

산물님의 말씀에

 저는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누치들에게도

생명의 가치가 있음을....







지금 손에 들고 있는것은 71Cm의 자(尺)입니다

언젠가 70Cm의 대멍짜 그분을 만나면

계측을 하려고 71Cm만 잘라서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아직  물골도 잘 모르며

스침도 잘 못하는

내게는 영원한 꿈이겠지요!

 

사실 저는 피라미나 마자 모래무지 같은 작은 물고기를 더 좋아 합니다.

와이프가 매운탕을 무지무지 좋아 하거든요.

작은 물고기를 낚다 보면

 이렇게 커다란 누치를 만나는 행운도 누릴수 있어

견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립니다.

 

때론 나의 수전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고통을 받는 누치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글을 마칩니다.

 

 

 

2008.4.30   by isax


 

 

 

와우~ 멋진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물이 늘어 보입니다. 기다림의 결정적 손맛을 축하합니다. 깻묵은 언제든지요.. 08.04.30 21:24
와우 괸돌님이 첫번째 리플을..영광 입니다. 손폰으로 묵이 신청 하겠습니다.^^ 08.05.01 23:35

 

화이트교에서 손맛을 보시는것 같습니다. // 가까운 임진강에도 눈길을 돌려야 하는데...... 08.05.01 13:23
네!화이트교 여울은 임진강의 대표 여울로 손색이 없는데 저는 오늘 처음 서보았습니다. 물골은 사실 선배님들의 사진으로 대충 짐작으로 잡았는데...역시 저는 초보라서....그냥 대적비가 제가 불쌍해서 보시한듯 싶습니다. 추남님 글 많이 읽고 있어서 굉장히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 08.05.01 23:40

 

잔잔한 여울 같은 조행기였읍니다^^. 08.04.30 21:58
저역시 피라미친구님의 글 모두 읽어 보았습니다.저역시 피라미친구이지 누치의 친구는 아닌듯 싶습니다. 피라미가 무지 그리워 지더군요! 그 앙칼진 손 맛이라니...견지 낚시는 역쉬 피라미가 아닌지요???? 08.05.01 23:42

 

캬 꼭 가보고 싶은 여울입니다. 언젠가 이 여울에서서 견지대를 놀리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08.04.30 23:43
멍짜 피래미님의 가평 여울 소식을 자주 접해서 늘 친구로 함께 했던것 같은 친근감이 듭니다. 답글 감사 드리고요. 가평에서 임진강은 멀지 않으니 곳 여울에서 뵙겠지요... 08.05.01 23:45

 

미늘없는 바늘을 사용하면 누치에게 고통을 덜 줄것같은데 .... 저는 손맛터에서는 미늘없는 바늘을 쓰거든요. 다음에 견지갈때에는 한번 미늘없는 바늘을 실험해보고 조행기 올리겠습니다. 08.05.01 06:37
저도 미늘없는 바늘 대 찬성 입니다.실험해 보신후 조행기 기대 합니다.미늘이 없으면 한층 스릴이 있겠죠???안 떨구려구요! 08.05.01 23:47

 

기왕에 잡았다 놓아 줄 놈이라면 님 처럼 그리 다루는 게 최상의 방법이겠지요. 글 속에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좋은 글 감상 잘 했습니다. 그런데 파주 쪽은 낚시 금지 구역이라는데 별 일 없었나 봅니다. 08.05.01 08:57
견지터는 연천군이죠.. 08.05.01 09:12
잡은 고기에 대한 것은 모름지기 저의 생각 입니다. 제 글을 읽고 반대의 글이나 동조의 글에도 저는 답 하지는 않겠습니다.물고기를 어떻게 하든 그것은 개인의 취향이니까요.단지 낚시의 연륜뿐만 아니라 요즘은 식물에도 애정을 느끼고는 해서 저도 제 스스로가 딱 할때도 있거든요. 타계하신 어머님께서 우리가 먹는 음식은 동물이고 식물이고 우리가 음식으로 취할때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씀 하셨는데...요즘은 웬지 우리가 자연을 너무 기만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요....꼭 뵙고 싶은 견지인이십니다. 답글 감사 드립니다. 08.05.02 00:07

 

조행기가 아주 잔잔하면서도 맛갈스럽고 자연을 벗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08.05.01 09:02
이화월백님께서도 글 쓰시면 너무 멋진 글이 될것 같습니다. 아뒤가 너무 고전적이고 멋 있으시니까요..자연사랑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요???저는 늘 50L스레기 봉투를 가지고 다닙니다. 어느땐 가슴이 답답합니다. 너무 무책임하게 쓰레기들을 .... 08.05.01 23:58

 

깔끔한 글,사진 잘봤습니다.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좋습니다.. 08.05.01 12:34
감사합니다.풍부하고 아름다운 자연이야말로 우리를 유유자적하게 해주는 원천이 아닐까요^^ 08.05.01 23:59

 

캬~~~생명존중에 맛갈스런 조행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참고로 괸돌님 깻묵 아직도 유효하고요. 덕이는 좀 귀찬아도 전곡쪽이 좀 났습니다.^^) ㅋㅋ 꼭 장사꾼같네요.ㅎㅎㅎ^*^... 08.05.01 16:06
캬~~~큰물님이 답글도 크게 달아 주셨군요...근데 전곡에는 잘 안가게 돼요.특히 고탄여울이 없어진후에는 더욱 더요. 묵이는 괸돌님께 부탁 드리고 덕이는 그냥.... 안내말씀 감사합니다...화이트나.도깨비에서 제 얼굴보면 아는척 해주시길... 08.05.02 00:03

 

선배님 오랜만에 출조 나오신것 같네요. 제작년에 뵙고 못 뵌거 같은데 글을 올려주셔서 무척 반갑습니다. 손맛 보신것 축하드립니다. 손경무 선배님께서는 잘 계시나요? 연락을 드렸는데 잘 안 받으시더라구요. 08.05.02 06:01
벌써 2년이나 지났나요? 여울에서 서있는 무보님의 모습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나는데요.손경무님은 오지에 계셔서 전화가 잘 안되더라구요.저두 무보님의 소식은 가끔 듣고 있지요.인터넷 까페에서....작년에는 화이트교 여울에서 멍짜를 9마리나 하셨다고요.... 08.05.02 08:23

 

개시를 제대로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는 임진강시조회부터 아직 개시도 못했는데... ^^; 08.05.02 09:40

 

글의 미학입니다 08.05.02 18:18